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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 학회 참석차 뉴저지 뉴왁에서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가게 되었다  9.11 테러가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때라, 공항은 총을 맨 군인들로 사뭇 경계가 삼엄했다. 수속하는 과정만 몇시간이 흘렀다. 초초한 마음으로 비행기를 탔을 때 승객들 뿐아니라 승무원들조차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비행기는 고맙게도 순항이었다.  

그러나 돌아오는 비행기가 뉴저지 근처에 이르렀을 때, 짙은 안개가 끼더니, 비를 동반한 한 떼의 폭풍이 몰려왔다. 기장의 랜딩 싸인이 있고 비행기는 하강하기시작하는데 기체가 심하게 흔들린다. 10분.. 10분.., 또10분의 시간이 흘렀다. 밖을 내다보았다. 지금쯤이면 나타나야할 뉴저지의 불빛이 보이질 않는다. 창밖을두드리는 비와, 빠르게 다가왔다 사라지는 먹구름뿐. 기체는 더 심하게 요동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9.11의 악몽이 다시 몰려오기 시작했다. 주위를 돌아보니 많은 사람들이 두손을 모으고 눈을 감고 있다.  

함께 기도하던 중, 잠시 신경을 다른 곳에 쏟기위해 공항에서 사둔 시사 잡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마침, 눈에 들어오는 기사는 온통 9.11 참사에 관한 기사였다. 그중 한 기사를 골라 읽다가 새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지금 타고 가는 비행기가 9.11 때 참사를 당한 네 대의 비행기 노선중에 하나였다는 것이다. 두 대가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정면 충돌하고, 한 대가 펜타곤에 떨어 졌다. 워싱톤을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던 또 하나의 항공기가 있었다. 승객들의 용감한 사투속에 워싱톤에 이르기전 펜실베니아 벌판에 추락했다. 유일하게 테러를 저지한 비행기, 그 비행기가 바로 지금 내가 타고 있는 뉴왁-샌프란시스코 노선이었다. 기사는 그들이 테러리스트들을 공격하기전에 마지막으로 가족들에 남긴 내용들을 전하고 있었다. 대부분 사랑한다는 말이었다. 테러리스트에 반격하기전전화로 아내와 마지막 기도를 드린 사람도 있었다. 죽음앞에서 보여주었던 사람들의용기를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왔다.  

비행기는 어둠 속에서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 그때 기내 스피커를 통해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귀기울여 들어보니, 기장이 공황의 관제탑과 교신을 하는 내용이었다. 승객들을 안심시키느라 일부러 열어 놓은 모양이다. 퍽 차분하고 친절한 음성을  지닌 관제사가 한동안 비행기의 향방을 좌우하고, 때로는 고도를 높였다 낮추었다 하며, 때로는 속도를 당겼다 늦추었다 하면서 비행기를 인도하고 있었다. 이렇게 손에 땀을 쥐는 몇 십분의 시간이 흐르더니, 마침내 저 아래 안개사이로 서서히 뉴저지의 불빛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내 카페트처럼 활짝 펼쳐진 활주로가 시야에 들어 왔다. 수 분후 비행기는 활주로를 타고 무사히 안착하였다. 순간, 승객들의 입에서 환호와 안도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 여행은 하나의 중요한 영적 교훈을 깨닫게 하였다.

신앙여정이란 얼마나 비행기 여행과 흡사한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비행은 늘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앞길에 예기치 않는 기상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 또한 때로 짙은 안개가 끼는 날이 있을 것이다. 폭풍우가 몰려오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폭풍속에서 조정사는 그 앞에 보이는 안개나 먹구름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 비행 경험만 믿고 불빛을 찾아 헤메지도 않았다. 오로지 그 시간, 온 신경을 곤두세워 저너머 보이지 않는 관제사의 음성과지시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맡겼을 때, 관제사는 폭풍우를 뚫고 비행기를 정확한 항로로 안내할 수 있었다.    

바로 그것이다! 관제사와 같이 성령께서는 인생의 폭풍을 통과하는 우리를 인도하신다.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세상에서 삶의 방향을 잡아 주신다.  때로 삶의 고도를 조정하신다. 교만할 때 낮추신다. 겸손할 때 다시 우리를 높여주신다. 때로는 삶의 속도를 조절하신다. 때가 이르다 싶으면 기다리게 하신다. 때가 찼다 싶으면, 과감하게 나아가게 하신다. 하나님의 시간에 시계를 맞추게 하신다. 그리고 가장 정확한 시간에 안착하게 하신다.  

고난중에 환경만 보고 쉽게 낙심하지 않을 일이다. 세상의 음성에 좌우되어 허둥대지도 않을 일이다. 지식과 경험만 믿고 독선에 빠져서도 안된다. 불안하고 답답해도 무엇보다 먼저, 폭풍속에서 세밀히 들려오는 성령의 음성에 귀 기울여한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길을 인도하시는 여호와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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